악성 민원에 시달린 뒤 스스로 생을 마감한 21년 차 한 집배원에 대한 사연을 저희가 작년 말 보도했습니다.유족은 '업무상 재해'로 봐달라며 소송을 냈지만,1심 재판부는 극복할 수 없을 정도의 스트레스는 아니라며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.그런데 사흘 전 항소심에선 이를 뒤집고 유족의 손을 들어줬습니다.
안지현 기자입니다.
[기자]
JTBC는 지난해 11월 집배원 한모 씨의 죽음을 집중 보도했습니다.
2021년 4월,토토로 달력한 씨가 부재중인 민원인의 등기우편을 우편함에 넣고 나온 게 문제가 됐습니다.
고객 편의를 위한다고 했지만,
[유가족/집배원 딸 : 원래는 (등기 우편을) 민원인 분한테 직접 전달을 해야되는데 그렇게 해도 큰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그렇게 전달했던 건데…]
민원인에게 여러 차례 항의 전화를 받았고,
[민원인 : 아저씨 이거 고질적이구나,토토로 달력기다려보세요.하루 이틀이 아니구만요.내가 어떻게 아저씨 이렇게 계속 감시를 해야 할까요.내가 변호사한테 다시 물어보려니깐 전부 (폐문 부재가 아닌) 수취인 부재로 바꿔놓으세요.]
[유족/집배원 딸 : (경찰이) 아빠 차를 찾았는데 거기 계신다고 가서 확인을 했는데 거기 계셨어요.현실이 아닌 것 같은…]
뒤늦게 아버지의 통화 녹음을 발견한 유족은 '업무상 재해'로 인정해달라고 했지만 인사혁신처는 이를 인정하지 않습니다.
1심 재판부도 "사회 평균인이 도저히 극복할 수 없을 정도의 스트레스로 보기 어렵다"고 했습니다.
특히 생전의 정신과 의료 기록이 없단 걸 지적했는데,항소심에선 "진료 내역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이상이 없었다고 볼 수 없다"며 한 씨의 죽음은,"20년 간 쌓아온 업무에서 성실함이 부정되고,상실감과 좌절감,그리고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"며 유족의 손을 들어줬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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