기존 리보핵산(RNA) 전달체보다 많은 양의 RNA를 세포 안으로 전달해 약효를 오래 유지시키는 기술이 개발됐다.생쥐 실험에서는 혈중 중성지방 감소 효과가 약 4주간 이어져 고지혈증 등 만성 대사질환 치료제 개발 가능성이 제기됐다.
한국연구재단은 이종범 서울시립대 화학공학과 교수팀이 '짧은간섭 리보핵산(siRNA)'을 고용량으로 담고 여러 표적 유전자를 지속적으로 억제하는 '융합성 RNA 나노모듈(L-CRAM)'을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.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'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'에 지난달 29일 온라인 게재됐다.
siRNA는 특정 메신저RNA에 결합해 질병과 관련된 단백질 생성을 억제하는 약 20개 염기 길이의 RNA다.질병 관련 유전자 발현을 선택적으로 낮출 수 있어 차세대 치료제 물질로 주목받지만 쉽게 분해되고 세포막 통과가 어려워 전달체가 필요하다.
siRNA 전달체로 활용하는 '지질나노입자(LNP)'는 탑재할 수 있는 RNA 양이 제한적이다.세포 안으로 진입한 뒤 세포가 형성하는 '엔도솜'이라는 막주머니에 갇혀 약효가 짧아질 수도 있다.
L-CRAM 작동 원리 개념도.이종범 교수 제공
연구팀은 siRNA 서열이 촘촘히 들어있는 '다공성 코어 RNA 나노모듈(CRAM)'을 제작한 뒤 표면에 세포막과 융합하는 지질층을 결합해 L-CRAM을 개발했다.
L-CRAM은 기존 LNP보다 많은 양의 siRNA를 탑재할 수 있다.세포막과 융합해 RNA를 효과적으로 세포질로 전달한다.세포질의 절단효소는 RNA를 점진적으로 절단해 siRNA를 지속적으로 생성·방출하도록 유도한다.
세포 실험 결과 'APOC3' 단백질을 표적으로 삼는 L-CRAM은 간세포에서 약 70%의 유전자 억제를 유도했다.APOC3은 혈중 중성지방 분해·제거를 방해하는 단백질로,엠벳 토토유전자 억제 효과는 최대 7일 유지됐다.RNA 서열을 변경해 PCSK9·ANGPTL3·APOC3를 단독 또는 동시에 억제하는 다중표적화 가능성도 확인됐다.
생쥐에서 확인한 L-CRAM 혈중 지방 감소 효과.이종범 교수 제공
생쥐 모델 실험에서는 정맥 투여한 L-CRAM이 간으로 전달돼 APOC3 발현을 억제했다.혈중 중성지방과 지단백 수치가 감소한 것도 확인됐다.중성지방 감소 효과는 4주까지 유지됐다.
이종범 교수는 "적은 수의 입자로 많은 siRNA를 전달하고 하나의 입자에서 여러 유전자를 조절할 수 있어 복합 대사질환은 물론 암·염증성 질환의 장기 지속형 RNA 치료제 개발에 활용될 수 있다"며 "향후 고지혈증 질환 모델에서의 치료 효능과 반복 투여에 따른 장기 안전성·면역 반응을 검증하고 대량생산 공정을 확립하는 후속 연구를 이어갈 계획"이라고 말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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